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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의 녹색공간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 야생정원(Wildlife Garden of Natural History Museum)

 

 

 

 What place is it?

 

 

'야생정원(Wildlife Garden)'은 런던 자연사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의 남서쪽에 있는 작은 정원이다. 이곳은 원래 잔디로 덮힌 전형적인 도심 녹지였는데 학예연구사이자 식물학자인 클라이브 저미(Clive Jermy)의 아이디어로 인해 새로운 정원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도심 속에 야생을 복원하려한 그의 영감은 5년간의 준비 및 실행 기간을 거쳐 1995년, 현실화된다. 이 '야생정원'은 자연사박물관의 초대 살아있는 전시(living and working exhibition)로 기록된다.

 

1,200여 평 남짓한 이 정원은 대도심 속에서도 야생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고, 이곳에서 야생 동·식물을 보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현재까지 이 작은 정원에서 500여 종의 나방류, 50여 종의 조류, 8종의 포유류 등 총 3,000여 종 이상의 생물이 관찰되었다. 이곳은 또한 자연사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야외 전시공간, 자연 생태계 체험 및 교육 공간, 생태계 모니터링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 한국어의 '야생' 명사로 '산이나 들에서 저절로 자람'이라는 뜻과 '그렇게 저절로 자라는 생물'이라는 뜻을 가진다. 그러나 이 단어는 대개는 전자의 의미로 활용된다. 그러니까 영어의 'Wild'와 비슷하다. 반면 'Wildlife' 야생 상태의 유기체(인간을 제외한 동물, 식물 및 균류)이라는 대상을 명확하게 지시한다. 하지만 결국 Wildlife도 한국어로 하자면 '야생'이다.

 

 

 

정원 공간은 영국 저지대 지역(Lowland Britain)의 주요한 생물 서식 환경(Habitats)인 황야(Heathland), 늪지(Fen), 갈대숲(Reedbed), 연못(Pond), 산울타리 지대(Hedgerow), 산림지대(Woodland), 목초지(Meadow) 구릉지대(Chalk downland)를 모티브로 조성되었다. 산책로를 따라 돌아보면 각 환경에 맞는 지형과 생물들을 보고 느낄 수 있다.

 

* 영국 저지대 지역(Lowland Britain)은 영국 남동쪽에 위치한 평야 지대를 말한다. 이 지역은 북쪽의 산지보다 기후가 온화하고 토지가 비옥해 옛날부터 사람들이 많이 살고 농업과 목축업이 발달한 지역이라고 한다.

 

 

 

 How did it feel?

 

 

작은 공원이지만 다양한 생태 환경을 관찰하는 재미가 있다. 그곳에는 언덕과 습지와 연못과 숲이 있고, 이끼와 갈대와 풀과 참나무 들이 있었다. 가을이 다가오자 산림지대을 감싸고 있는 떡갈나무와 너도밤나무, 포플러들이 하나 둘 나뭇잎을 물들이며 떠나보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인상적인 것은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황야(Heathland)와 목초지(Meadow)였다. 황야는 정원 초입에 있는데 나는 황야라고 하면 온통 황폐한 허허벌판을 떠오르는데 그게 아니라 2m 이하의 수목(관목림)이 자라는 지역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이곳에는 헤더(Heather), 가시금작화(Gorse) 등의 꽃과 풀이 자라고 있었다. 목초지(Meadow) 역시 늘푸른 초원이 아니라 건초를 얻기 위해 정기적으로 풀을 베어 내는 초지라고 한다. 목초지에는 실제로 양이 망목되어 있다.  

 

 

 

공원에서 바라본 역사박물관 건물이 정말 아름다웠다. 특히 연못에 비친 모습이 빛났다. 파스텔 톤의 벽돌 타일(terracotta tiles)로 덮힌 이 아름다운 건축물은 곳곳에 현존하는, 그리고 멸종한 생물들로 장식되어 있다. 과연 '자연을 위한 성당(A cathedral to nature)'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았다.

 

 

 

 

 

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공원은 2015년 위기를 맞게 된다. 당시에 자연사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었고  더 많은 관람객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출입구와 편의시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리고 이 주장은 야생정원을 콘크리트 통행로로 바꾸겠다는 계획으로 구체화되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3,000명에 달하는 박물관 노동자와 자원봉사자, 그리고 시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게 된다.

 

 

 

 General Information

 

  • 주소: Cromwell Road London SW7 5BD
            (District/Circle Line 사우스켄싱턴역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
  • 관람시간: 9:00~17:00(월~토), 14:00~17:00(일)
                   * 4월 1일부터 11월 초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겨울에는 폐장하지만 사전 협의를 통해서 방문할 수 있다.
  • 홈페이지: http://www.nhm.ac.uk

 

More Information 

 

자연사(Natural History)는 '(인간을 제외한) 자연계의 발전과 변화에 대한 역사'와 '자연계, 즉 식물, 동물, 광물의 종류와 분포, 성질 등을 관찰하여 연구하는 학문 분야'를 가리키는 말이다. cf. 일반적으로 역사(History)의 주체는 인간이다.